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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사장들은 어디에 투자할까.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주식투자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주가가 많이 올라 지금 투자를 시작하면 꼭지가 아닌가란 걱정도 있다. 혹시 주식 외에 다른 좋은 투자 대상이 있는데 나만 모르는 게 아닐까란 의문도 생긴다.
매일경제신문은 국내 주요 증권사 사장 4명을 만나 "1억원의 여윳돈이 생긴다면 어디에 투자하겠습니까"라고 물어봤다.
다양한 투자 정보가 모이는 증권사를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인 만큼 이들에게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재테크 전략을 들을 수 있었다. 4명 CEO의 일치된 의견은 "지금이 과감하게 주식 투자 비중을 높일 때"라는 것이다.
◆ 국내외 주식ㆍ펀드에 70% 투자
= 증권사 CEO들은 국내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금의 70%가량을 배정했다.
김정태 대한투자증권 사장은 주식형 펀드에 70%를 모아두고, 20%를 섹터펀드에, 10%는 어음관리계좌(CMA) 같은 고금리 상품에 넣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1억원을 국내 직접투자 2000만원, 국내 주식형 펀드 2000만원, 유럽 주식형 펀드 1500만원, 이머징마켓 펀드 1500만원, 인프라 펀드 1000만원, 대체에너지 펀드 1000만원으로 나눴다.
김 사장은 그러면서 "최근에 주식형 펀드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진짜로 실천했다"고 소개했다. 얼마 전 20대 아들에게 2600만원의 세금을 내고 2억원을 증여했는데 증여한 돈 대부분을 다양한 펀드에 고루 분산해 투자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은 1억원의 여윳돈이 있으면 국내에서는 직접투자 1500만원과 주식형 펀드 가입 2000만원으로 배분하고 해외 주식형 펀드는 선진국 펀드에 1500만원, 이머징마켓 펀드에 1500만원으로 나누겠다고 밝혔다. 그는 "2002년 말부터 매달 월급의 10%를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고 있고 최근 들어서는 해외 펀드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수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직접투자보다는 펀드를 활용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목표 수익률도 제시했다.
1억원 중 국내 주식형 펀드에 4500만원, 해외 주식형 펀드에 3000만원을 배정했다. 나머지 돈은 채권 1400만원, 천연자원 등에 투자하는 섹터펀드 800만원, 머니마켓펀드(MMF)와 환매조건부채권(RP) 등에 200만원이었다. 그는 "이런 포트폴리오라면 연간 13.5%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데 60세가 다 된 사람에게는 괜찮은 수준 아니냐"며 "현금은 약간만 우리투자증권의 '옥토'처럼 금리가 높고 입출금이 수시로 가능한 상품에 넣어두는 게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직접투자를 제외한 이유에 대해 박 사장은 "우량주 정도는 괜찮겠지만 전문투자자가 아닌 다음에는 아무래도 펀드보다 신경이 많이 쓰여 선호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김홍창 CJ투자증권 사장은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제시했다. 그는 "이미 남미와 유럽 등 각종 펀드 10여 개에 가입했지만 정말 여윳돈이 생기면 주식에 더 투자하겠다"며 "직접과 간접 주식투자를 3대7 정도로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일단 급전용으로 MMF에 1000만원을 넣어 두고, 6000만원을 거치식으로 펀드에 넣겠다고 했다. 펀드는 주식 비중이 50% 이상인 펀드에 3600만원을, 보수적인 혼합형에 2400만원을 분산해 넣겠다고 말했다. 나머지 3000만원은 직접투자에 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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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게 보고 투자한다
= 증권사 CEO들은 긴 안목으로 투자할 것을 강조했다.
김정태 사장은 "젊어서 건강을 미리 챙겨야 하듯이 투자도 멀리 보고 차근차근 쌓아가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주가지수가 2000을 넘어 3000까지 갈 텐데 지금이라도 주식형 펀드에 장기 가입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박종수 사장은 증시가 장기 상승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남북 긴장 해소로 인한 국가 신용등급 상향, 국내 증시의 선진국지수 편입 등 좋은 가능성도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호원 사장과 김홍창 사장 역시 길게 보는 투자를 하라며 중간 중간의 시장이 변동하는 위험은 국내외 분산투자와 현금 보유로 대폭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